대구 산불 '주불 진화' 선언 성급했나…6시간 만에 재발화(종합)
주불 진화 선언에 대부분 인력 철수…전문가 "잔불 제거까지 경계 유지해야"
진화 헬기 오가는 금호강변서 의용소방대 소방기술경연대회 열려 구설수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한무선 기자 = 대구 함지산 산불이 주불 진화 선언 6시간 만에 재발화하면서 산림 당국이 '진화 선언'에만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8일 오후 2시께 대구 도심 인근 함지산에서 불이 발생해 23시간 만인 29일 오후 1시에 주불 진화가 선언된 지 6시간 만에 다시 발화하면서 30일 오후까지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앞서 하루 전인 29일 낮 1시를 기해 대구시와 산림 당국은 "주불이 진화됐다"고 선언했다.
'주불'만 잡았을 뿐 '잔불'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얘기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사실상 불이 다 꺼진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현실이다.
진화 당국은 잔불 제거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주불 진화를 선언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불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일 뿐 표층에 쌓인 낙엽 등 산림 부산물 아래에는 불씨가 남아 있다.
문제는 주불 선언 후 진화 인력 상당수는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밤샘 진화 작업에 심신이 지쳐있기 때문에 필수 인력만 남기고 대부분 인력은 하산한다.
이번 산불이 발생한 지난 28일에도 1천500여명의 인력이 밤샘 진화에 투입됐고 주불 진화 선언 후 대부분 철수했다.
하지만 잔불 제거 작업도 바람이 세지 않을 때나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불 진화 선언 6시간 만에 재발화한 대구 함지산 산불도 결국 뒷마무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불 전문가도 이런 점을 고려해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불 전문가 A씨는 "대구 산불은 하루 전인 지난 29일 오후 1시께 주불 진화 선언이 있었지만, 하루가 지난 오늘(30일)이 사실상 제일 위험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날이 밝아 기온이 오르면서 바람이 불게 되면 무조건 재발화한다"며 "하루 뒤에 비가 예보돼 있는데 그때까지는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함지산 산불 재발화로 이날 아침부터 헬기가 투입돼 진화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북구 산격동 금호강변 야영장에서는 대구의용소방대 소방기술경연대회가 열려 구설에 올랐다.
진화 헬기가 금호강으로 담수하러 분주히 오가는 와중에 바로 옆 경연대회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까지 포착돼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대구소방본부 측은 "이번 대회는 재난 현장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는 의용소방대원들의 화재 진압 기술 향상과 개인 역량 강화, 대원 간 우호 증진을 목적으로 마련됐다"며 "대회 당일 함지산 일대에서 산불이 재발화되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경연대회는 최소한의 규모로 축소해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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