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경, 고립자 만나고 최소 55분 생존…"보고서에 오류"
해경청, 드론 촬영 시간대 정정…"움직임 보인다" 무전 확인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혼자서 구하려다가 순직한 해양경찰관 이재석(34) 경사가 고립자와 만난 뒤 최소 55분간은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경찰청은 지난 11일 오전 3시 49분께 드론 순찰 업체에서 촬영한 영상에서 이 경사의 모습이 포착됐다고 17일 밝혔다.
이 경사가 인천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A씨를 만난 2시 54분부터 55분이 지난 시점에서도 생존해 있었다는 의미다.
당시 상황이 기록된 재난안전통신망 녹취록을 보면 파출소 직원은 드론팀을 만난 사실을 알리면서 "재석이랑 요구조자 지금 움직임이 보인다고 한다"며 "지금 물에 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해경은 근무일지를 토대로 작성한 사고 보고서에는 "오전 3시 27분 드론 모니터링 중 구조자 및 요구조자 위치 소실"이라고 잘못 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당시 드론 영상과 무전 녹취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경사가 드론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시간이 알려진 내용과 다른 것을 확인했다"며 "정확한 시간과 오류발생 경위는 외부 독립기관에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이었던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 7분께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드론 순찰 업체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혼자서 출동했다가 구조 과정에서 실종됐고 결국 숨졌다.
당시 파출소 당직자는 모두 6명이었으나 이 중 4명이 규정보다 많은 휴게시간을 같은 시간대에 부여받은 탓에 이 경사와 당직 팀장 등 2명만 근무하고 있었다.
이 경사가 바다에서 실종된 후 실질적인 구조 장비가 투입될 때까지는 40분가량이 소요됐고, 직원들은 해상 순찰차 예비키를 제때 찾지 못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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